호텔카지노사랑 8화​

호텔카지노사랑 8화​ 

파주시광탄면..

1사단에도 여름이 왔다. 

태풍이 한번 지나가고 나니 무더위가 시작되니 

승빈도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다.

"아..  나 집에 언제가나..."

98년 6월 16일 ... 현대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한날  입대한 승빈.

한달 후 광복절날에 맞춰 전역 할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하고 시간이 안가서 짜증나기도 했다.

"야. 박주현.. 나 며칠남았지?" 

"예! 거룩하신 김병장님의 전역.19일 남았습니다."

"아놔~ 아직 그렇게 많이 남았나? 참.. 너 이번에 포상휴가 나랑 같이 나가지?"

"네.  그렇습니다!  김병장님 말년휴가랑 일정이 같습니다."

"오~ 그래..뭐 좋은거 준비해놨냐?너희집 강남에서 한정식집 한다며?"

"헤헤.. 당연히 준비했지 말입니다.    

동생이 친구 소개시켜 준다는거 두명 해달라고 했습니다."

"짜~아식. 역시 아들군번이 틀리긴 틀리네.."   

승빈은 박주현 일병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판문점 경비대는 휴가 한번 나오기도 엄청 어렵다.

신고를 몇군데나 하고 겨우 미니버스를 타면  

98년 6월 소떼가 지나갔던 통일대교라는 곳에 다다른다.

거기서 또 다 내려서  소지품 검사에 신분검사.. 본부와의 연락..   

한 20분 정도 지난 후에야 통과를 시켜준다.

그래야만 겨우 문산역에 다다를 수 있었다.

강남에 있다는 박일병네 한정식집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다.

서초동이었는데 규모도 장난이 아닐 뿐더러 분위기나 가격이 초 일류 식당과 견줄만 했다.

"김병장님.. 군복입고 있으면 좀 그러니깐.. 저 이거 입으시겠습니까?"  

식당 옆 건물도 박일병 부모님이 소유하신듯 했다.

3층에 단독집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승빈을 데리고 간 박 일병이  옷을 내어주며..

"이거 한번밖에 안 입은건데 저한테 좀 커서 말입니다.   

김병장님이 입고 가셔도 됩니다.  쇼핑백 하나 드리겠습니다"

"흐흐  너 내가 전역하기 전까지는 청소 열외다  그리 알거라..."  

솔직히 군복입고 소개팅을 할 생각에 갑갑했는데   

때마침 그가  승빈의 기분을 좋게 해줬다.

'단'  이라고 적혀있는 한정식 집에는  박일병 누나가 

카운터를 보고 있었고 부모님은 자리에 안계신듯 했다.

직원은 얼핏봐도 열명이 넘어보였고 음식값은 최소 1인분에 4만8천원이었다.

누님께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은 승빈은 메뉴판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진다.

"이야~ 1인에 25만원짜리 메뉴가있네.. 기절하겠다 야.."

"여기 사는 사람들 전부 부자라서  이런거 자주 먹어요..  

제가 생각해도 미친거죠.. 우리 한달 월급이 만원쫌 넘는데.."

그당시 승빈의 병장한달 월급이 만9천원 정도였고  

전방지역 생명수당이 하루기준 330원이었으니 

놀랄만도 했다.

다른세계에 온 마냥 신기해 하고 있는데 ..

'딸랑'  종소리와 함께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세명이 들어왔다.

"오빠~ 휴가 얼마만이야 이게... 충성!  

어머.. 안녕하세요^^ 아.. 김병장님이시구나.. 말씀많이 들었습니다."

"아..예.. 주현이 동생이시네요. 사진에서 봤어요.."

박주현 일병 동생은 두명의 친구를 소개시켜 줬다.

역곡 가톨릭대에 다닌다는 둘은 키도 어느정도 크고 몸매도 상당히 좋은 귀염상 이었다.

승빈은 그 중 한명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경주에 있는 유림이와도 좀 닮았지만  

눈웃음이 상당히 매력적이라  첫대면 부터 자꾸 말을 걸었다.

"저..  전  다음달 전역하는 김승빈 이라고 합니다. 그쪽은..??"

"전 미숙이라고 해요.. 박미숙."

둘의 눈이 마주쳤다.

승빈은 뭔가 찌릿하고  전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고  그게 보통 느낌은 아니었다.

점심겸 저녁을 먹고 있는데  주현이가 슬쩍 승빈의 옆구리를 찌르며  눈짓을 했다.

그게 무슨 눈빛인지  잘 알고 있는 승빈은   

고개를 미숙이 앉은  창가쪽으로 까딱했고.

이내  주현도  눈치를 챘다.. 역시  전우란  통하는게 있는 모양이다.

둘의 눈짓 덕분에 누가 짝지어준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커플이 결정되었다.

미숙이 유람선이 타고 싶다고 졸라서  다섯명은 한강으로 나가 유람선을 탔다.

조잘조잘  주현이 자기 파트너에게 작업을 걸었고  곧 깔깔대며 그 여자가 웃었다.

승빈은 캔맥주를 하나 미숙에게 건네며

"아.. 참 바람이 후덥지근 하네요..여름이 언제 지나갈려나..    

참.   올여름 휴가 갔다오셨어요?"

"아니요.. ^^ 누구랑 가요.. 애인도없는데.."

"흐흐... 그럼.저.. 요 맴버끼리 같이 가실래요? 참.. 주현이 동생도 애인이 있나?"

그때 옆에서 주현의 동생이 바로 끼어들었다.

"당연히 있죠.. 췟.. 난 뭐 바본줄 아시나봐... 

맞다  이번 여름휴가 같이가면 좋은데..오빠~ 정기휴가 언제야?"

"나 8월 20일인데.. 그땐 너무 늦지 않나?

"야.. 내가 광복절날 전역인데.. 그정도면 딱이지.." 승빈이 끼어들었다.

경주에서 애타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유림은 까마득히 잊은채  

승빈은 오로지 미숙을 꼬실 궁리만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촌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고  거기서 8월 21일  

서해의 대천해수욕장으로 3커플이 여행을 떠나기로

일정을 잡았다. 8월 21일. 그날은 미숙의 생일이기도 했다.

밤이 되자 다들 조금씩 취하기 시작했다.

주현은 가게가서 좀 도와주라면서 동생을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자기 파트너에게 작업을 걸었고.

잘생긴 부자집 아들이 싫지 않았는지 그녀도 자연스레 주현의 옆으로 바짝 붙었다.

무르익은 분위기를 깨기 싫었지만  승빈은 집에서 

기다리시는 부모님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했다.

"저기.. 전 오늘 기차표 끊어놓은게 있어서 먼저 가봐야해요...

저. 미숙씨.. 전화번호좀 물어봐도 될까요?"

미숙도 밤 늦게까지 승빈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집에 간다고 하니 좀 섭섭하기도 하고.. 더  꼬시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네.. 전화번호 드릴께요... 꼭 전화하세요...^^  

참. 그리고 이제 말 놓으세요. 제가 세살이나 어린데.."

"네... 아니.. 그래.. 전화할께  미숙아.."

서울역에서  승빈은 유림에게 전화를 했다.

유림의 목소리가 힘이 없어 보였다.

유림의 가슴아픈 사고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승빈..

"나  빨리 유림이 보고 싶은데.. 오늘은 집에 가봐야지... 

아버지 뵙고 경주는 내일갈께.  응?"

"알았어.. 조심해서 와..."

경주에서  전화를 끊고  흐느끼고 있는 유림과는 달리.

승빈은  유림과의 전화를 끊자마자  미숙에게 전화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