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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에반게리온의 의미에 대한 글

라인스코어 0 1787

유자게에 올릴까 말까 고민 조금 했는데 전에 술 처마시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글도 유자게에 올렸고

에반게리온 관련 글도 유자게에 좀 올라왔었고 해서 그냥 올려봅니다.
방학 동안 한 주에 한 번씩 연습 삼아 애니게시판에 비평 비스무레한 글 쓰고 있는데
좀 아싸 애니면 유자게에는 대신 영화 글 올려보려고 합니다.

인싸애니 아싸애니가 어디 있겠느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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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반게리온, 우테나, 킬라킬 중 무엇으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에반게리온이 본인에게 정말 소중한 애니메이션이기에, 에반게리온에 대한 글을 먼저 쓰고자 한다. 먼저 알리고자 하는 것은, 본 글은 에반게리온을 '해석'하는 글이 아니다. 그런 글은 이미 많이 있었고, 솔직히 말해 본인은 이런 은유적인 작품을 해석할 만큼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작중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고유명사와 에반게리온의 히트 이후 달라진 제작 환경 같은 것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도록 하며, 이 글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지금 우리에게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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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문화는 시대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시빌 워』, 『킹스맨』, 『킥 애스』 등을 만든 작가 마크 밀러는 슈퍼히어로가 처음으로 호응을 얻은 1930년대의 미국과 어벤져스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지금 이 시대를 연관시킨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1930년 대공황 시대의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침체되어 사람들이 불안에 허덕이는 시기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비관이 앞서 떠오르는 시대.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바꿔줄 구세주, 초인적인 영웅을 기대한다. 가면라이더의 원작자 이시노모리 쇼타로가 '시대가 원할 때, 가면라이더는 반드시 되살아난다'라는 말을 남긴 것처럼, 사람들이 히어로를 바라는 시대이기 때문에 히어로가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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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대중문화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중들에게 처음 상연되었을 때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라는 혹평에 시달렸다. 그러나 곧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이 실험적인 연극은 수많은 관객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1953년의 대중들은 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의미를 찾기 시작한 것일까? '뭐 이딴 쓸모없는 농담 따먹기가 다 있냐'며 팽개칠 수도 있었을텐데. 고도를 기다리며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학사에 세계대전이 끼친 영향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근대의 끝을 보통 일본이 원폭 맞고 세계대전이 끝나는 1945년으로 본다. 이성의 시대인 근대에 벌어진 부조리함의 끝, 세계대전이라는 사건은 이성의 시대인 근대를 무너뜨릴 만큼의 충격이 있었던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실험적이고 해학적인 내용에는 이성 중심주의가 무너지기 시작한 허무주의적이고 혼란스러운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이 기묘한 연극이 당대 관객들에게 의미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그것이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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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은 작품 자체만으로 비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물론 그 역시 하나의 비평 방식이다(신비평). 그러나 그런 비평엔 한계가 있고, 개인적으로 그 한계는 너무 치명적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깊게 이해하기 위해선 시대상과 작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세와 근대의 차이를 모른다면 최초의 근대소설 돈 키호테의 진가를 알아보기 힘들 것이고, 미국의 재즈 시대를 모른다면 닉 캐러웨이가 왜 개츠비에게 위대하다는 말을 덧붙였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도 마찬가지. 에반게리온은 당시 일본 사회,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생긴 장기 불황, 현실을 도피하는 히키코모리와 소토코모리들의 탄생, 그로 인해 생긴 사회적 불안이라는 배경 아래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높은 확률로 한국에서 평생을 살아왔을 것이기에, 에반게리온을 이해하는데 이런 배경지식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당시 일본 사회나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나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방금 나열한 버블 붕괴, 히키코모리 같은 단어들은 한국의 사회문제인 청년실업, 장기 불황 등으로 바꿔 생각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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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반게리온은 굉장히 은유적이고, 불친절한 애니메이션이다. 때문에 에반게리온의 독해를 놓고 거대한 규모의 비평장에서 수많은 담론들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 수많은 비평장에서 웬만하면 반박되지 않는 에반게리온의 가장 거대하고 핵심적인 내용은, 에바 파일럿으로 대표되는 신세기의 아이들, 불안이 팽배하고 어딘가 망가진 시대에 던져진 사람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메시지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멘탈에 좋지 않다고 악명 높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에반게리온은 의외로 이런 따뜻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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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에반게리온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안노 히데아키가 말한 것처럼, 에반게리온에 정답이란 없다. 그러나 이는 에반게리온 자체가 텅 비어 있다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에반게리온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의미가 될 수 있다. 그 의미를 느끼기 위해 사해문서니 퍼스트 임팩트니 하는 작중 개소리들을 알 필요는 하나도 없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당신이라면, 에반게리온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불안하고 잔인한 신세기를 살아가는 당신을 위해,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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